기후경제저널

전기본 민간위원 맨파워인가?

12차 전기본 위원 명단 공개 공방

김영민 기자 | 기사입력 2026/10/06 [14:00]

전기본 민간위원 맨파워인가?

12차 전기본 위원 명단 공개 공방

김영민 기자 | 입력 : 2026/10/06 [14:00]
  • 카카오톡
  • 네이버
  • 인쇄

여야 의원들, 기후부 자료 제출 놓고 장시간 충돌

정부 "자문위원 보호·외부 압력 우려"…야당 "투명성·사전 검증 필요"

"15년 전력수급 좌우하는 전기본, 위원 구성부터 공개해야"

[기후경제저널=김영민기자] "위진이 누구입니까. 국가기밀도 아닌데 왜 숨기나?"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전력수급기본계획위원회 민간 위원 명단 공개 여부를 둘러싼 여야와 정부 간 공방이 거세게 벌어졌다. 민간위원중 이름이 거론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12차 전기본 위원 명단을 제출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기후에너지부가 기존 비공개 관행과 자문위원 보호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회의 초반부터 상당한 진통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전기본이 향후 15년간 국가 전력 수요와 공급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국가계획인 만큼, 위원 구성과 전문성·이해충돌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과거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위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위원 개인에게 각종 연락과 외부 압력 등이 집중되는 문제가 있었고, 이에 따라 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이 유지돼 왔다고 설명했다.

 

"11차까지 공개했는데 12차만 왜 비공개인가"

국감 초반부터 전기본 위원 명단 제출을 요구한 의원들은 정부의 설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의원은 11차 전기본까지는 위원 명단이 제출됐는데 12차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책임 있는 기관에 정확한 확인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 전체 명단을 제출하기 어렵다면 특정 인사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여부라도 공식적으로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는 절차라며 특별한 법적 제한 사유가 없다면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본 위원 명단이 국가안보나 군사·외교상 기밀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국회 자료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나경원 "12차 전기본은 기후에너지부 첫 작품…회의록 공유해야"

법사위에서 환노위로 옮긴 나경원 의원은 전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위원 명단뿐 아니라 총괄위원회 회의록 공개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나 의원은 에너지 업무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부로 넘어온 상황에서 12차 전기본은 기후에너지부가 처음으로 수립하는 핵심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향후 15년간의 전력 수요와 공급을 논의하는 전기본 총괄위원회 회의록은 국회에 공유돼야 한다"며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에너지 업계뿐 아니라 환경단체까지 전기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전기본 수립 과정의 투명성 강화를 촉구했다.

 

김기현 "전문성·도덕성 검증해야…이해충돌 사전 예방 필요"

김기현 의원은 위원 명단 비공개가 단순한 행정 관행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정책의 공정성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기본 위원들이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관련 업계나 사업자와 이해관계가 있는지 사전에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업종별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위원들이 특정 사업자나 관련 업체와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성과 도덕성 검증도 하지 않고 아무나 뒤에서 참여하도록 할 수 있느냐"며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수립됐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단을 공개할 수 있다면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맞다며 즉각적인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정부 "위원회는 의사결정기구 아닌 자문기구…장관이 최종 책임"

정부는 전기본 위원회가 법적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 기후에너지부의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자문기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성환 장관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최종적인 작성과 책임은 기후에너지부 장관에게 있으며, 위원회는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자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은 특히 위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자문위원들에게 각종 연락이나 외부 영향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어 과거부터 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12차 전기본의 경우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국민 토론회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력수요 전망,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감축 등 전기본의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대국민 토론회가 진행됐다.

 

장관은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의원들이 위원들의 구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 명단 공개하면 로비 우려" 발언 의원들 재반박

정부의 비공개 이유가 외부 압력과 로비 우려라는 설명은 오히려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반론을 불러왔다.

 

또 위원 명단을 공개하면 그 사람들에게 각종 로비가 갈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린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희 의원도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위원 명단이 알려진 상황에서 국회에만 비공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미 비공개 원칙이 깨진 지 오래”라며 “출입기자들도 명단을 갖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명단을 갖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 전기본 위원으로 참여하는 전문가라면 자신의 이름과 전문성을 걸고 발언과 판단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투명한 위원회 운영을 요구했다

전기본 자료 제출 문제로 국감 진행까지 지연

위원 명단 논란은 다른 국감 자료 제출 문제와 맞물리면서 회의 진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의원들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과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전문가 검토자료가 아직 충분히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업무보고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만으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공급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이 있었던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가 검토자료를 국감 질의 전에 제출해야 한다는 요구다.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의 추진 실적에 대해서도 단순히 '정상 추진'이라는 표현을 넘어 목표 대비 실적을 구체적인 수치와 데이터로 제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태양광 발전 지원예산과 중국산 기자재 관련 자료, 수소 관련 연구개발·세제지원·보조금 규모, 수소발전 입찰물량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도 나왔다

부산 북항 '부강이' 사례도 기후적응형 친수공간 논의로

이날 국감에서는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머물고 있는 돌고래 '부강이' 사례를 계기로 인공 친수공간의 생태적 설계 문제도 제기됐다.

 

박지혜 의원은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머물고 있는 부강이를 보기 위해 100만 명 이상이 몰렸다고 언급하면서, 여러 차례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시도가 실패해 현재는 인위적인 구조 활동을 중단하고 스스로 바다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부산 북항의 경관수로가 인공적으로 조성됐지만 바다와 직접 연결돼 조수의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친수공간을 단순히 인간의 시각적 만족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와 생태계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수온도 상승과 해양생물의 이동 범위 변화, 해수면 상승, 극한기상 등을 친수공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 제도 개선과 기후적응형·생태친화형 친수공간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여야 "자료 제출 원칙" 놓고 입장차

국감장에서는 전기본 위원 명단 공개를 둘러싸고 여야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위원 명단 공개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그동안 유지돼 온 행정 관행과 자문위원 보호 필요성을 고려해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정부가 관행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위원 명단 공개를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전기본 위원 명단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국정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조속한 자료 제출과 명확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위원장은 장시간 이어진 논쟁을 정리하고 우선 질의를 진행하면서 자료 제출 문제는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조율하도록 했다

12차 전기본, '정책 내용' 넘어 '수립 과정' 쟁점

이번 논란은 단순히 전기본 위원 명단을 공개할 것인지 여부를 넘어 향후 국가 전력정책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떤 이해관계 속에서 설계하는지를 둘러싼 투명성 논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2차 전기본은 향후 15년간 전력수요와 공급, 발전원 구성, 재생에너지 확대, 원전과 석탄발전의 역할 등 국가 에너지정책의 큰 방향에 영향을 미칠 핵심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정책 업무가 기후에너지부로 이관된 이후 처음 마련되는 전기본이라는 점에서 정책적·사회적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주요 정책 쟁점을 국민 토론회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는 정책 결과뿐 아니라 계획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구성과 이해충돌 여부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결국 12차 전기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력정책의 전문성 확보와 외부 압력 차단이라는 비공개 논리, 그리고 ​위원 구성과 이해관계에 대한 사전 검증이라는 투명성 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인쇄
  • 도배방지 이미지

포토뉴스
이동
메인사진
양재 가을숲, aT공사 꽃 축제 연다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