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경제저널

2030년부터 땅에 묻을 수 없는 생활쓰레기, 지방정부는 ‘어디서 누가 처리할지’ 답해야 한다

소각시설 건설 늦어지는 사이 민간위탁·관외반출 가능성 커져…지자체별 처리능력 공개 필요
직매립 금지의 진짜 시험대는 시설 숫자가 아니라 비용·책임·지역 간 환경부담의 배분

강성준 | 기사입력 2026/09/04 [07:41]

2030년부터 땅에 묻을 수 없는 생활쓰레기, 지방정부는 ‘어디서 누가 처리할지’ 답해야 한다

소각시설 건설 늦어지는 사이 민간위탁·관외반출 가능성 커져…지자체별 처리능력 공개 필요
직매립 금지의 진짜 시험대는 시설 숫자가 아니라 비용·책임·지역 간 환경부담의 배분

강성준 | 입력 : 2026/09/0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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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이 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직매립금지 폐기물 적정처리 방안 마련 설명회’ ©기후경제저널


2030년부터 전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그러나 정책 시행을 불과 몇 년 앞둔 지금 지방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매립을 금지할 것인가’가 아니다.

 

매립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어디에서 처리할 것인지,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지, 처리시설이 없는 지역의 폐기물을 다른 지역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과 환경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더 현실적인 문제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이 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직매립금지 폐기물 적정처리 방안 마련 설명회’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올해 1월 1일부터 수도권에서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먼저 시행되고 있다. 2030년에는 같은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제도의 취지는 분명하다. 종량제봉투 등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별도의 처리 없이 매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각과 재활용 등을 거친 뒤 최소한의 잔재물만 매립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제도가 확대되면 매립장으로 향하던 폐기물은 결국 다른 처리시설로 이동해야 한다. 문제는 그 시설이 지역마다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공소각시설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려면 입지 선정과 주민협의, 각종 인허가와 환경 검토, 건설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설계획이 있다고 해서 2030년 실제 가동을 보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되는 공공소각시설은 187개이며 신설 또는 증설이 추진되는 곳은 96개다. 그러나 실제 건설 단계에 들어간 시설은 12개에 그치고, 31개는 설계·인허가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장기석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전무   © 기후경제저널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시설이 제때 완공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직매립 금지 이후에도 매일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결국 인접 지자체의 소각시설을 이용하거나 민간업체에 맡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거리를 이동시켜 다른 지역에서 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이날 설명회에서는 하나의 소각시설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지자체 간 교차소각과 광역협력, 민간 소각·재활용시설 등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광명시와 군포시 사례는 지방정부 간 시설공유 가능성을 보여준다. 두 지자체는 서로의 공공소각시설을 활용해 연간 1000톤 규모의 생활폐기물을 상호 교차 처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정기보수 일정도 조정해 한쪽 시설이 멈추는 기간에는 다른 지자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지자체가 모든 처리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추기 어려운 현실에서 인접 지방정부끼리 여유용량을 공유하는 방식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 역시 무한정 확대하기는 어렵다. 처리시설이 충분한 지자체가 부족한 지역의 폐기물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경우 ‘지역 간 쓰레기 이동’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가 제기한 문제도 이 지점이다. 수도권 등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이 민간시설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폐기물을 발생시킨 지역과 실제 환경부담을 감당하는 지역이 달라진다. 쓰레기는 한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소각에 따른 대기환경 부담과 운송차량 증가, 시설 주변 주민 민원은 다른 지역이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매립 금지 정책에서 ‘발생지 처리 원칙’은 단순한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리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폐기물을 보내는 일이 상시적인 처리방식으로 굳어진다면 해당 지방정부가 자체 처리시설을 확보하려는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조동구 협의회 사무총장  © 기후경제저널


반면 현실적으로 민간 처리시설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공공소각시설의 건설 속도가 직매립 금지 시행시점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미 운영 중인 민간시설의 여유용량을 활용해 처리공백을 메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형순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이사장은 이날 공공과 민간을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두 처리체계를 병행해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다만 민간시설 활용이 확대되면 지방정부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민간 위탁단가와 장기계약 문제, 업체별 처리능력과 환경관리 수준, 시설 소재지역 주민의 수용성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간시설에 맡기면 된다’는 식의 접근 역시 직매립 금지의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소각해야 할 폐기물의 양 자체를 줄이는 문제도 중요하다.

 

이날 한국폐기물재활용업협회는 종량제봉투에 포함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종이·목재·섬유류 가운데 재활용이나 연료화가 가능한 자원을 선별해 시멘트 소성로 대체연료나 SRF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직매립 금지의 문제를 ‘소각장을 얼마나 더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만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공공소각시설과 민간시설, 인접 지자체의 여유 처리능력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강준구 전 국립환경과학원 폐자원에너지연구과장이 전국 확대에 따른 안정적 이행 방안을 발표했고, 광명·군포의 교차소각 사례와 민간소각시설 활용, 관외처리 문제, 민간 재활용시설 활용 방안 등이 잇따라 논의됐다.

 

▲ 김형순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이사장  © 기후경제저널


하지만 발표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지방정부가 스스로 답해야 하는 구체적인 숫자다. 지역에서 하루 평균 얼마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하는지, 그 가운데 재활용되는 양과 소각해야 하는 양은 얼마인지, 자체 시설에서는 실제 얼마를 처리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시설이 정기보수나 고장으로 멈췄을 때 대체처리시설이 있는지, 다른 지역에 보내야 할 폐기물은 얼마인지, 민간에 위탁할 경우 연간 추가 비용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소각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2030년 1월 실제 직매립이 금지됐을 때 하루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어디에서 처리할 것인지까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시설 확보가 늦은 지방정부가 제도 시행 직전에 민간 위탁이나 관외 반출을 급하게 늘릴 경우 처리비용 급등과 지역 간 갈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정부가 해야 할 일 역시 전국적인 시설계획을 제시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국 229개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생활폐기물 발생량과 자체 처리율, 공공시설 가동률, 민간 위탁량, 관외 반출량, 2030년 예상 부족량을 동일한 기준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공개한다면 어느 지역이 준비돼 있고 어느 지역에서 처리공백 가능성이 높은지도 확인할 수 있다.

 

2030년 직매립 금지는 환경정책이지만 그 실행 단계에서는 지방행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매립금지라는 규정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매일 발생하는 쓰레기를 다른 지역에 떠넘기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각 지방정부가 2030년까지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진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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